프놈펜한국국제학교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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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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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01.06 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입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여 '제발, 올해에는'하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일어나는 온라인 범죄 조직으로 교민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계에도 막대한 지장이 있었다.

한국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이루어져 평온한 삶을 되찾는가 싶었는데 그것도 잠시, 태국과 국경 분쟁으로 교민들의 생활은 다시 힘들어졌다. 지인들은 당장 귀국할 수 없는 몸인 줄 알면서도, 모든 것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캄보디아의 이러한 사회와 정치의 혼란에 우리 교민들은 티끌만 한 잘못도, 책임도 없다. 그런데도 그로 인한 정신적ㆍ물질적 피해는 교민들이 고스란히 다 떠안아야만 했다. 앞이 깜깜할 정도로 너무 힘들어 더 버틸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교민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교민들이 놓지 못하는 희망의 끈이 하나 있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 승인이다. 그런데 이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생채기가 채 아물기도 전에 다시 생채기가 생겼다. 2025년 12월 17일 교육부로부터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승인 신청을 반려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반려 사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생 수가 '재외국민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 상 학생 수 기준(30명)을 충족하지 못한 채 중학교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고, 둘째,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학생 수(30명) 확보가 불확실하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지난해(2025년) 개설하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중학교 20명 학생을 유지하면서 버텨왔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준비를 위해 지난 5월에는 교육부에서 파견한 컨설팅팀으로부터 1박 2일 연수를 받았고, 6월과 9월에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진학지도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설을 착실히 준비해 왔다. 그리고 교민들 상대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개설된다면 전입해 오겠다는 희망서도 30명 이상 받아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나니 학교는 물론이고 교민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해 중학교 교육과정 개설에 이어, 올해는 고등학교 교육과정도 바로 승인될 것이라는 믿으며 잘 다니고 있던 외국 국제학교에서 전입해 온 9학년 학생들이 3명 있다.

이 아이들은 다시 외국 국제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옮겨가야 한다. 승인이 반려된 날, 9학년 담임으로서 학급 조례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눈물만 머금고 나왔다.

캄보디아에 있는 외국 국제학교는 1월 8일 전후하여 새 학년을 시작한다. 9학년 학부모님들은 갑자기 다른 학교를 찾기 위해 바빠졌다. 아이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36년 동안 교사로서 경험과 지혜를 다 끌어와 학부모님들과 상담해도 미래의 불안을 씻어줄 수 없다.

그런데 외국 국제학교에 가기 위해 입학시험을 보고 합격한 학생 가운데 며칠 지나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학생이 있다. 대학 입학에서 재외국민에게 주는 '재외국민 특례 전형'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 국제학교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것은 아닐까? 영어를 배우기에 급급하다 보면 나를 놓칠 수 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하면 잘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자기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한국에 있는 학교보다 재외 한국학교에서 이를 찾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지 않을까? 흔히 말하는 내신에서도, 수능에서도 조금은 더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이는 학교 교육 목표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교육 목표는 '나다움'이고, 중학교 교육 목표는 '신나는 학급, 행복한 학교'이다. 교육 목표에서 알 수 있듯 학생들 스스로 자기를 돌아보고,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교육 환경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승인이 반려되고 나서 교사로서 9학년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내년에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승인 신청을 받기 위해 학교에서는 학부모 회의를 소집하고 학부모님의 말씀에 기울였다.

그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우선, 초ㆍ중학교 전입생을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소개의 날'을 지난 30일 오후 4시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프놈펜 센속 지역 보레이 아라따에서 개최하였다.

먼저 재단 이사님은 교민들에게 고등학교 교육과정 승인 신청 과정과 반려 사유를 설명하고, 재단에서는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여 재신청할 계획과 이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선생님은 현재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의 우수한 교육과정과 내년에 도입할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등부 교육과정 개설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 말씀도 드렸다.
 

사진 프놈펜 센속 지역 보레이 아라따 지역에서 개최한 ‘찾아가는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소개의 날’
사진 프놈펜 센속 지역 보레이 아라따 지역에서 개최한 ‘찾아가는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소개의 날’ ⓒ 정호갑관련사진보기


캄보디아에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만큼 교사의 질을 보증할 수 있는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교사로 전문 능력과 수업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개성을 인정하고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배운다. 선생님들 가운데 내가 교육 경력이 가장 많다. 선생님들 곁에서 배우면서 전보다 나아진 내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

얼마 전, 미국에 거주했던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 한국은 어떻게 비상계엄으로부터 대통령을 탄핵하고 혼란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미국인이 그 원인을 한국의 교육에서 찾았다고 했다.

지인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힘 가운데 교육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 위해 그에 대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미국인은 교육에는 '너무 많이(too much)'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은 현실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의 투자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순간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을 말하는 것이기 그렇다. 그 희망이 사람을 살리고, 국가를 살리면서 우리의 미래를 열어 가는 것이다.

현재 조금 힘들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캄보디아에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투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교육에는 '너무 많이'가 없다. 교육은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재캄보디아한인회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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