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등부 교육과정의 신속한 승인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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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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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5.08.01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글 입니다.
캄보디아 우리 교민들은 요즘 고민이 참 많다. 지난 24일 태국과의 국경분쟁이 일어났다. 총성이 오가고 사망 소식도 들린다. 다행히 29일 캄보디아와 태국이 휴전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에 교민들은 한숨 돌렸다. 그 외에도 지난해 캄보디아 취업 사기 사건, 최근 밝혀지고 있는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지원 사업에 특정 종교와 연관 의혹 등으로 교민들은 많이 위축되고, 속이 상하고, 화가 난다.
이러한 걱정 못지않게 교민들에게는 한 가지 걱정이 더 남아있다. 자녀들의 교육 문제이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등부 교육과정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이곳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올해 중학교 교육과정이 개설되면서 캄보디아에도 대한민국의 12년 교육체계를 온전히 갖춘 한국국제학교가 들어선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이러한 기대로 자녀들이 다니던 외국 국제학교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프놈펜한국국제학교 8학년, 9학년으로 전학해 왔다.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찾고 성장하여 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의 대학 진로를 한국으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이곳으로 전학해 와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본 한 학부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우리 역사를, 우리 문화를 배우면서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모습이 듬직하였습니다. 학교에서 독도에 대해 배워와 집에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가르치듯 설명하는 모습, 단군 신화를 공부하고 와서 우리 민족의 형성 과정을 알려주는 모습이 대견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국제학교에 다닐 때 영어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뻐하는 모습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우리 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는 모습,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정말 믿음직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우리 아이는 또 어떻게 한 단계 더 성숙해 갈까 하는 기대가 자연스레 됩니다. 그런데 2학기 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아직 고등부 교육과정이 교육부로부터 승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너무 불안합니다."
그 불안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1~2년 만에 자녀들을 또다시 다른 국제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자녀들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른 하나는 한국대학으로 진학하려면 한국 고등학교 교육을 받으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그 아쉬움은 자칫 원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니던 국제학교에서 전학을 올 때는 내년에 고등부 교육과정이 개설된다는 믿음에 여기로 전학을 왔다. 그런데 2학기 개학을 앞둔 이 시점에서 아직 고등부 교육과정이 승인되었다는 말이 들려오질 않는다.

중학교 교육과정을 개설하였으면 그 아이들은 당연히 내년에는 고등학교로 진급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 한국국제학교는 초등학교 교육과정만 개설하였거나 그렇지 않으면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온전히 갖추고 있다. 초ㆍ중등학교 교육과정만 개설한 해외 한국학교는 없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중학교 교육과정 개설이 승인되었다는 것은 이변이 없으면 내년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개설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과 태국의 한국국제학교는 초ㆍ중ㆍ고등학교 12년 교육과정이 다 개설되어 있다. 베트남은 호치민과 하노이 두 곳에 한국국제학교가 있다. 물론 현재 베트남에는 많은 한국인이 살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가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국가이다. 머지않은 날 캄보디아가 베트남과 태국과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곳에서 공부한 우리의 인재들이 힘을 발휘하지 않겠나?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교육은 백년지계라는 말이 있다. 백년지계라는 말은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해야 된다는 말일 것이다. 교육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래에는 반드시 나타난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나 다 이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1960년대 초등학교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하교할 때 학교에서 옥수수빵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 빵은 원조받은 미국 구호 물품이라는 것을 한참 지나서야 알았다. 그랬던 우리나라가 50여 년 만에 이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하였다. 원조받던 나라가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우리가 최초라 한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교육의 힘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집에서 자랐지만, 우리 부모님은 자식의 교육을 위해 할 수 있는 온갖 힘을 다 기울여 자식 교육에 헌신하였다. 그 덕분에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내가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에 부모님은 그동안 힘든 뒷바라지를 잊으셨을 듯하다. 그리고 자랑스러워하셨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다. 6.25 전쟁 중에도 학교는 열렸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난 와서 학교 수업이 진행되고 시험도 쳤다. 전쟁과 피난살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학교 수업은 쉬지 않고 계속된 것이다. 그 힘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지 않았나?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계라고 하지 않나?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설이 승인되면 바로 전학 오겠다는 학부모들도 있다. 또 내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전학 오겠다는 학부모도 있다.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내년 고등학교 예상 학생의 수를 기준으로 승인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적어도 교육에서는 이를 따져서는 안 된다. 더구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캄보디아에는 1만여 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에 초등학교가 개설되어 잘 운영되고 있으며, 2025년에 중학교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만족하며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이들이 올해 졸업하고 갈 고등학교가 없어 1년 만에 다른 국제학교로 전학을 간다면 그 원망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신속히 결정되어야만 내년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그에 해당하는 교과목 선생님을 한국에서 초빙해 올 수 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한국대사관이란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교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에서는 지난 5월에는 4회에 걸쳐 교민들의 자녀 교육을 위해 '그림책과 함께하는 자녀 교육 이야기' 연수를 열었다. 이 연수는 해외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세계로 성장해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었다. 자녀 교육에 대한 여러 길에 관해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그 길을 공유하기도 했다.
내년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설을 염두에 두고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국대학 입학 설명회도 지난 6월에 열었다. 이 설명회에서는 재외국민특별전형뿐만 아니라 다문화 전형과 해외 학교 학생도 지원할 수 있는 수시 전형에 대해서도 안내하였다.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프놈펜한국국제학교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승인을 신속히 승인해 달라는 간절함을 교육부에 호소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했다.
"이곳 교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기 위해 몇 번이나 고쳐 쓰면서 글자 한 자, 한 자에 우리의 정성을 담았습니다. 2026년에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등학교 과정 개설을 신속하게 확정하여 주길 바라는 프놈펜 교민의 마음을 이렇게 전합니다. 머지않은 날, 우리 아이들이 동남아 지역 인재로 성장하여 우리 사회, 국가에 반드시 보답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교육은 백년지계라는 말은 예전의 말이 아닌 지금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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